얼마 전, 복지관에 출처를 알 수 없는 택배가 도착했습니다.
보낸 사람의 정보는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택배 상자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모르는 사람입니다.”라는 말뿐이었습니다.
조심스럽게 박스를 열어보니
풀무원 바삭참김과 종량제봉투, 음식물쓰레기봉투가 가지런히 담겨 있었고
다른 박스 안쪽에서 작은 편지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많이 부족한 저에게 평생동안 보답해도 모자란 큰 혜택을 주시고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마시고
김이랑 종량제봉투를 필요한 분들께 나누어 주십시요.
이름이랑 연락처는 다른분으로 적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편지를 읽는 순간, 우리는 말없이 마음을 모았습니다.
고맙다는 말도, 어떤 위로의 말도
그분의 조용하고 단단한 진심 앞에서는 한없이 작게 느껴졌습니다.
익명의 후원자님께서 보내주신 물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종량제 쓰레기봉투
ㆍ10리터 20매 × 10묶음
ㆍ10리터 15매 × 1묶음
음식물 쓰레기봉투
ㆍ2리터 15장
풀무원 바삭참김
ㆍ16봉 × 12묶음
보내주신 모든 물품은 말씀하신 대로,
필요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나누겠습니다.
익명의 후원자님,
당신의 삶에도 따뜻한 봄날이 머물기를 바랍니다.
바람이 불어도 마음 한 켠은 늘 포근하기를,
오늘의 이 따뜻함이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따뜻한 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강감찬관악종합사회복지관 직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