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60, 70세.
우리 동네 남성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집에서 잠들어 있던 통기타를 꺼내
먼지를 털고, 녹슨 줄을 새 줄로 갈았습니다.
코드, 스트로크...
청년 시절 한 번쯤 기타 줄을 튕기며 노래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이제는 손이 잘 따라주지 않습니다.
그래도 함께 정한 연습곡은
‘연가’, ‘개구장이’, ‘백일몽’.
“노래를 부르면 박자를 놓치게 되네요.”
“저 형님은 잘 치시네요. 저만 잘하면 되겠네요.”
“다 비슷비슷해~ 열심히 하자고!”
처음 1~2주는
악보를 보고도 어떤 곡인지 감조차 잡지 못했지만,
열심히 연습하다 보니
조금씩 멜로디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손끝에 굳은살이 박히는 걸
서로 자랑하고 기뻐하며,
이제는 얼추 실력도 비슷해져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합니다.
다가오는 5월, 6월, 그리고 긴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오곡백과가 무르익듯
우리의 노력도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가을엔 작은 연주회를 열어보려 합니다.
우리의 인생을
노래하고, 연주하는
성현동 쎄시봉 연주회.
많이 응원해 주시고,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