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동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주민분들과 함께 요리하고 한 끼를 나누는 모임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는 단지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는 첫 식탁이자 이웃이 되는 첫걸음이었습니다.
모임 30분 전, 정ㅇㅇ님과 함께 장을 보러 현대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어떤 재료를 구입해야 할지 이야기하던 중
복지관에 일찍 도착하신 홍ㅇㅇ 님과 염ㅇㅇ 님을 마주쳤습니다.
“선생님 어디 가세요?”
“장을 보러 가는 길이라면 같이 가죠.”
그 말 한마디로 오늘 모임은 벌써부터 따뜻해졌습니다.
네 사람이 웃으며 고른 재료들을 함께 나누어 들고 복지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장바구니는 무거웠지만 마음은 훨씬 가벼웠습니다.
오늘 모임에는 세 분의 새로운 이웃이 함께하셨습니다.
두 분은 홍ㅇㅇ 님이 초대해 주셨고
한 분은 그 이웃에게 다시 소개받아 오신 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한 사람의 초대가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졌습니다.
요리를 준비하며 자연스럽게 역할이 나뉘고 손이 분주해졌습니다.
비엔나소시지야채볶음과 감자조림을 만들기로 했지만
감자를 써는 방식이 바뀌면서 메뉴는 감자채볶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처음엔 조금 당황했지만 함께 웃으며 흐름을 따라갔습니다.
“야채 정말 잘 썰으셨더라고요.”
“소시지 딱 맞게 익었네요.”
“밥도 정말 잘 되었어요.”
따뜻한 말들이 오가며 식탁 위에 작은 웃음들이 피었습니다.
서로의 손끝에서 나온 음식을 함께 나누며
조금 더 편안한 사이가 되었다는 느낌이 남았습니다.
이번 모임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같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한 끼를 나누며
이웃에서 식구가 되어가는 좋은 시작을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