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어두컴컴했던 성현동 주민자치회관 요리 교실 불이 환하게 켜졌습니다.
집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반찬 만드는 법을 배우고 새롭게 알게 된 이웃들과 관계도 쌓고
직접 만든 반찬을 동네 이웃들과 나누고자 성현동 남성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중식당에 잠깐 주방일 좀 해봤어요.”
그중 요식업에 종사하셨던 아버님 한 분께서 요리선생님이 되겠다고 자처해주셨습니다.
‘쉽고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요리모임을 준비했습니다.
집에서 아주 가끔은 직접 요리를 해 먹기는 했지만, 냄비에 바로 물 넣고 끓여 먹거나 레토르트 식품을 주로 드셨다고 합니다.
평소 집에서 어떻게 해 먹는지 몰라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반찬들을 만들어보기로 했고 매주모임이 끝날 때쯤 다음 주 메뉴를 골랐습니다.
첫 모임은 30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첫날에는 짜장소스와 탕수육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로는 매주 2가지정도의 반찬을 만들어 보았고
‘중식볶음밥, 돼지고기김치찌개, 어묵볶음, 제육볶음, 메추리알소고기장조림, 달걀말이, 어묵탕, 콩나물무침, 돼지껍데기볶음, 두부조림’
어느새 10가지가 넘는 반찬을 만드실 줄 알게 되셨습니다.
칼질이며 재료손질은 서툴지만 매주 차근차근 배워나가며 실력도 많이 성장하셨습니다.
요리모임으로 같은 동네 가까이 살면서 처음 만나는 사이였지만 이제는 서로 주방장, 부주방장이라 부르며 반갑게 인사하는 이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알려주지 않아도 미리 재료손질을 하시는데 꼭 하나의 팀처럼 호흡이 척척 맞습니다.
“같이 하니까 이렇게 해 먹을 수 있지, 지난주에 만든 반찬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또 하나 배워가네요.”
“혼자 살아야 하니까 뭐라도 해먹을 줄 알아야지 싶어 모임에 왔어요.”
매주 모임때마다 반찬 만드는 김에 조금 더 넉넉히 만들 수 있을 때는 이웃들과 나누기도 했습니다.
“남에게 반찬을 해줄 때는 예쁘게 해야 해요. 포장도 잘해야 합니다.”
혼자 먹을 반찬이었으면 대충해도 되지만 이웃과 나누기 때문에 정성스럽게 해야한다면서
신중하게 프라이팬 앞에서 아주 신중하게 서 계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나’를 위해서 요리모임에 왔지만, 어느새 요리를 함께 만드는 ‘우리’가 됐고 우리가 만든 요리를 나누는 이웃이 되셨습니다.
아버님들은 기회가 되면 지역사회를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 나누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2021년 모임은 곧 마무리되지만 2022년에는 아버님들이 갈고닦은 실력으로 동네에서 이웃들과 더 많이 어울리는 ‘장’을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2021년 정나눔요리모임은 성현동주민센터에서 주민자치회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주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