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좋아하시는 성현동의 구기택님이 일일 영화관 극장주가 되셨습니다.
영화제의 이름은 그의 이름을 딴 “구씨네마”!
처음으로 이웃들을 초대하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기회였습니다.
겨우내 준비한, 소박하지만 소중했던 일일 영화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영화제 준비
일일 영화관의 기본, 어떤 영화를 볼 지 먼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시던 구기택님은 다양한 관객들이 오실 것 고려하셨는지
모든 연령층이 다 같이 재미있게 볼 만한 영화들을 고민하셨습니다.
상영후보작만 20여 개, 고심 끝에 자막이 없어 보기 편한 한국영화 <승리호>로 결정되었습니다.
상영장소는 성현동 주민이면 모두 알 법한 ‘모모카페’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모모카페 사장님과 구기택님은 원래 알고지내던 이웃 관계셨습니다.
“영화 보려고 하는데, 카페 써도 돼요? 다른 사람이랑 같이 보려구요”
“몇 명이나 초대할건데? 많이 와야하는데. 네가 초대할 수 있어?”
“있죠!”
“그럼 홍보 열심히 해야 돼. 전단지에 ‘극장주 구기택’ 적고"
오랜 동네이웃이 구씨네마 구실로 극장주와 영사기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상영일자는 사장님과 상의하여 1월 21일 금요일, 오후 4시로 정했습니다.
상영작, 상영일자, 상영장소 모두 정해졌으니 관객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홍보에 필요한 포스터와 관객들께 배부할 티켓,
실습생과 구기택님이 상의하여 직접 만들었습니다.
골목길이 좁고 가파르니 조심해서 오라는 당부의 말도 넣었습니다.
# 관객 초대
홍보 준비도 어느덧 끝!
구기택님과 같은 아파트 사시는, 영화 보기 좋아하시는 어르신 댁에 찾아뵈었습니다.
처음 뵙는 이웃께 부탁하기 조금은 쑥스러우신 듯 했습니다.
하지만 용기 내어 포스터와 티켓 전달했습니다.
“할머니, 이번주 금요일에 영화 보러 오세요”
구씨네마 구실로 희미했던 이웃관계 덧그리고, 끊어졌던 이웃관계 이어붙였습니다.
# 영화제 전 날
영화 보러 오시는 관객들에게 간식도 드리기로 했습니다.
“영화 볼 때는 간식도 있어야죠. 강냉이는 어때요?”
한국식 팝콘, 강냉이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관객들에게 예쁘게 포장해서 드릴 포장용기도 직접 구입하셨습니다.
상자를 접어 강냉이를 넣고, 비타민 음료도 하나씩 챙겼습니다.
소박한 기프트백 준비하니 얼추 영화제다워졌습니다.
# 영화제 당일
8분의 관객이 찾아오셨습니다.
영화 상영 직전, 극장주 구기택님이 관객들에게 환영 인사를 전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구기택입니다”
“그럼 재미있게 보세요”
평소보다 훨씬 큰 목소리로, 관객들이 들을 수 있게 인사하셨습니다.
영화제 직전까지는 굳이 나서서 인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재차 마다하셨는데요.
관객들의 박수소리와 함께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개인 사정으로 중간에 자리를 비워야했던 분도 계셨지만,
감사하게도 남은 관객분들은 2시간 넘는 영화를 몰입해서 보셨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구기택님은 잊지 않고 관객들께 감사 인사 전하셨습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준비한 기프트백을 관객들께 나누어 드리고,
모모카페 사장님께서 만들어주신 음료들도 건냈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 있으면 꼭 불러주세요”
관객 중 한 분이 두 손 모으며 진심어린 후기 전해주셨습니다.
구기택님은 영화 후속 시리즈가 나오면 또 해도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관객과 그의 말에서 ‘다음’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준비 과정이 도전이었던 첫 시도, 이제는 그 이후를 상상하고 약속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공포영화 같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그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승리호>를 첫 상영작으로, 구씨네마 마무리했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영화로 관객분들을 찾아뵐 수 있을까요?
앞으로 더 멋져질 구씨네마, 그리고 극장주 구기택님을 응원합니다!
(*구씨네마는 성현동 주민 구기택님이 직접 계획, 준비하신 작은 동네 영화제입니다. 2022년 겨울 단기사회사업 실습생 김은하, 이승환 학생이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