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가을, 책모임에서 이 계절을 더 잘 누리고 싶었습니다.
이런 날씨에 온라인으로 만나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높고 청명한 하늘 아래에서 책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습니다.
동네와 가까워 편하게 갈 수 있는 보라매 공원으로 독서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오전 10시 30분에 보라매공원 매점 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다들 일찍 모이셨습니다.
하늘은 높고, 나무들은 오색으로 물들어 있고, 테이블 위에는 책이 올려져 있으니 분위기가 더욱 넘쳤습니다.
준비물은 책과 설레는 마음이었고, 혹시 집에 함께 나누어 먹고 싶은 간식이 있다면 그것도 가져오기로 했습니다.
차반장님이 묵직한 쇼핑백을 들어 보이셨습니다.
그 쇼핑백 안에 삶은 달걀과 제육볶음 6인분, 상추, 갓김치, 쌈장, 고추, 마늘이 들어있었습니다.
“오늘은 계란 완벽하게 삶아왔어~ 한 개 먹어봤으니 검증도 됐어~” 하셨습니다.
지난 봄 나들이 때를 회상하시며 이번 계란으로 만회하시겠다 했습니다.
제육볶음도 6인분이나 준비해오셨습니다.
넉넉하게 준비해왔다 하시며, 이 음식은 양이 많아 직접 볶기가 어려워 아는 동생에게 부탁하셨습니다.
“오늘 책모임 보라매공원에서 하는데 네가 우리 맛있는 음식 나눠 먹을 수 있게 도와줘~”
그 덕분에 보라매공원에 근사하고 풍성한 식탁이 차려졌습니다.
다른 회원들은 김밥과 유부초밥, 라면과 음료수 등 음식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준비하셨습니다.
거기에 후식으로 꽈배기까지!
빈손으로 와도 좋고, 집에 나누어 먹고 싶은 간식이 있으면 가지고 오자는 말이 이렇게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낼 줄 몰랐습니다.
예상치 못했지만 완벽한 포틀럭 파티였습니다.
생각도 나누고 음식도 나누니 정이 더욱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매주 깊은 생각을 나누어서 그런지 더 빠르게 가까워진 것 같아요.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 같아요.”
“지금은 우리 짱친이 됐어요. 이 관계가 영원히 오래도록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1년도 채 되지 않은 모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단풍으로 물 든 보라매 공원 산책도 하고, 잠시 운동도 하며 웃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배드민턴 장을 지나며 다음에는 배드민턴도 쳐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나와서 이런 시간 보내기로 했습니다.
무한한 책모임의 매력, 이 끝은 어디일까요?
그 끝을 알 수 있을 때까지 이 모임이 지속되면 좋겠습니다.